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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과 시(현대)

김동수 시인 / 눈길을 걸으며 외 4편

by 파스칼바이런 2020. 6. 22.

김동수 시인 / 눈길을 걸으며

 

 

눈이 나린다

당신의 모습처럼

하나둘 하고 싶은 말이 되어

사뿐히 사뿐히 내 가슴에 스며든다

 

저만치서

나를 보고 올 것만 같은

꽃보다 예쁜 모습으로

입가엔 활짝 핀 웃음을 안고

 

언젠가 처음

당신을 만났던 그때처럼

가슴은 설렘으로 가득 차

하얀 눈 속에 노니는 작은 새가 되어

 

내리는 눈을 보고

내 안에 있는 당신의 손 잡고

호호 하하 웃으면서

눈길을 걸으며 사랑 얘기만 하고 싶다

하얀 마음으로

 

 


 

 

김동수 시인 / 따스한 사랑에

 

 

외롭다는 건

살아있다는 증거인지도 모른다

누군가를 그리워할 수 있는

가슴이 있으니까

 

어둠처럼 밀려오는

외로움 속에서도

마음이 기댈 수 있는

사랑이 있어

 

그 따스한 사랑에

웃기도 하고 울기도 하는지 모른다

따스한 기억은

지친 영혼에 쉼이 되기도 한다

 

때론

지나가는 바람 같은

작은 배려와 관심이

눈을 웃게 하고

마음을 웃게 한다.

 

 


 

 

김동수 시인 / 바람 세월에 가버린 청춘

 

 

눈을 감으면

흔적처럼 느껴지는 추억은

하얀 눈 위에 걸어온 발자국처럼

선명히 눈 안에서 논다

 

바람이 머물다 간거리엔

휘파람 불며 노래했던

그 시절 그 모습이 안듯이

발길을 추억 안에 머물게 한다

 

바람세 월 따라

변한 모습 속 괜스레

마음이 서글퍼지기도 한다

거리를 방황하던 청춘은 어디에 숨었단 말인가

 

아직도 가슴은 그대로인데

도둑맞은 세월만 덩그러니

거리에 바람 되어 모르는 척

내 곁을 스쳐 지나간다

 

언제나 청춘일 줄 알았던

젊은 날의 모습은 세월 따라 갔지만

늘 가슴이 꿈을 꾸는 건

내일이 희망이기 때문이다.

 

 


 

 

김동수 시인 / 사랑놀이

 

 

개나리 돌담길 따라 봄이 오면

꽃향기 나비되여 하늘에 날고

실바람 따라 꽃잎들 내 가슴에 안긴다

 

진한 커피에 사랑 타 마시고

봄 향기에 더욱 달콤한 그대의 분내음

사랑의 꽃이 되어 들뜬 가슴 적신다

 

잔잔히 흐르는 두 가슴의 뜨거운 사랑놀이

꽃잎 같은 그대 내 가슴에 안기면

가버린 세월 바람결에 떠나 보내고

 

가녀린 그대 가슴에

사랑으로 피는 꽃 되게하여

인생 단풍들 때까지

그대의 가슴에서 행복만 만지겠다

 

 


 

 

김동수 시인 / 살아있기 때문에

 

 

마음이 외로워

혼자라고 느껴졌을 때

간절히 생각나는 사람이 있다

 

한없이 약해진 마음 때문에

비바람에 지친 꽃처럼

따스한 빛 같은 그 사람이

보고 싶을 때도 있다

 

파도처럼 밀려오는 버거운

삶이 힘들어 주저앉고 싶을 때

내 손을 잡아줄 그 사람이

그리워질 때도 있다

 

마음이 가고

그립고 보고 싶은 건

마음이 그 사람을 좋아하고

사랑하기 때문이다

 

살아있기에 때문에

누군가를 그리워하고

보고 싶어 하며

사랑하고 사는 것이다

 

때로는 힘들 때도 있지만…….

 

 


 

김동수(金東洙.1947.5.21∼   ) 시인⋅교수.

전라북도 남원 출생. 전주대학교 사범대학 국어교육과 졸업, 원광대학교 국어국문과 대학원에서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음. 1982년 월간 [시문학]에 <새벽달>, <비금도>, <교룡산성>, <꽃뱀>이 추천 완료되면서 등단. 미국 U.C. 버클리대학 객원 연구원, 미국 캘리포니아 국제문화대학 초빙교수를 역임, 백제예술대학교 방송시나리오극작가과 교수로 재직하면서 백제예술대학교 교무처장을 역임. 2005년 전북펜클럽 2대 회장, 전국대학문예창작학회장, 한국미래문학연구원장, 국제펜클럽 한국본부 자문위원 및 전북지부장을 역임, [온글문학] 발행인으로 활동. 1989년 제30회 전북문화상, 1999년 제11회 백양촌문학상, 2001년 제10회 한국비평문학상, 2004년 제29회 시문학상, 2013년 전북문학상, 2014

년 대한문학상, 2018년 제7회 중산문학상 등을 수상. [시집] <하나의 창을 위하여> <나의 시> <하나의 산이 되어> <그리움만이 그리움이 아니다> <겨울 운동장> <말하는 나무> <그림자 산책> [소설집]<영시(零時)> [수필집] <전라도 사람들> <누가 사랑을 아는가> [저서] <일제침략기 민족시가연구> <한국현대시의 생성미학> <시적 발상과 창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