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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영순 시인 / 너만 슬프냐
맴맴 매미야 네가 우니 나도 따라 슬퍼진다. 네 사연이야 모르는 바 아니나
내게도 아픔이 있어 시린 가슴 그립고 그리운데 어쩌란 말이냐
나도 너처럼 소리내어 울고 싶구나.
뭉게구름 저편 눈감아도 떠오르는 그 사람이 보고 싶어
하영순 시인 / 무지갯빛 식탁
당뇨화자 밥상 차리기는 중요한 시험지 받아 놓은 마음만치나 어렵다 하얀 쌀밥 맛깔스런 김치 척척 걸쳐 얹어 먹는다는 것 같이 먹는 사람도 조심스러워 먹을 수가 없다 요즘은 도정기술이 좋아 보리밥도 부드럽고 먹을 만하다. 밥은 오곡밥 반찬은 무지갯빛 겨울이라도 온갖 야채가 풍성해서 수고하신 분께 늘 감사한다 닭 가슴살을 우유에 하룻밤 숙성시켜 야채와 같이 먹는다. 닭 가슴살 삶은 육수에 시래기 국을 끓이면 그 맛은 최고 전복은 다시마 미역만 먹고 최고 영양가를 만든다 생각하고 소는 풀만 먹고 살 찌운다는 생각에 우리 식탁은 늘 무지갯빛 풀밭이다 제시간에 소량 하루에 오식을 준비 한다 노하우란 눈이 저울이고 손이 저울이다 그 노력 덕에 환자는 현상 유지 나 역시 며칠 전 검사를 받았는데 모두정상 이란다. 환자를 모시고 사는 삶이 늘 수험생 공부하는 마음만치나 어렵다
하영순 시인 / 바보처럼 살라 하네
밤새 숨었다가 아침에 얼굴 내민 해가 웃으라 한다 시린 등 쓰다듬으며 괴롭거나 슬프더라도 웃으라 한다
그날이 그날인데
하루를 지나며 만물을 살피고 구석구석 밝혀 주며 웃으라 한다 세상이 야속타 용광로가 끓어도 서러워 말라 다독이며
날 보고 날 보고 웃으라 한다.
하영순 시인 / 봄나들이
쌀쌀한 바람에 버버리 깃을 세우고 종종 걸음 내닫는데 어디서 소곤소곤 이야기 소리 누굴까 하고 고개를 들어 보니 벚나무 가지위에 입을 맞대고 봄바람에 정분난 아씨들 분홍빛 치마를 들까 말까 소곤대고 있다
내게도 저런 봄이 있었는데 연보라 빛 블라우스 단발머리에 리본을 메고 봄을 즐기던 시절
파란 잔디밭 하얀 냉이 꽃 위에 흰나비 놀고 노란 제비꽃에 노란 나비 놀던 그 틈에 난 봄을 캐며 꿈을 키웠지 추억을 더듬으며 거닐어 보는 봄길 스치는 바람이 어깨를 툭 치며 따라오라고 어서 어서 가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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