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세영 시인 / 새 11
만물을 감싸 안은 우주이거늘 이 세상 어찌 포란(抱卵)되지 않음이 있더냐. 계곡의 바위들도 실은 따뜻한 햇볕에 부(孵化)를 기다리고 있는 것, 문득 산길을 걷다 숲속 외진 새 둥지에서 막 알을 깨고 나와 짹짹거리는 직박구리 한 쌍을 보았다. 스스로 깨짐 없이 이루어지는 생명이 이 세상 어디에 있던가.
아직 엄동이지만 엷은 햇살로도 묵묵히 체온을 덥히는 둥지의 여린 알들, 오늘은 그 중 한 개가 깨어 날개를 파닥거린다. 동안거를 막 끝내고 표연히 선방을 나서 어디론가 훨훨 날아 사라지는 한 마리의 새
웹진 『시인광장』 2011년 1월호 발표
|
'◇ 시인과 시(현대)'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이하석 시인 / 낙엽 편지 (0) | 2020.06.24 |
|---|---|
| 조정권 시인 / 노점상 (0) | 2020.06.24 |
| 이수익 시인 / 문(門) (0) | 2020.06.24 |
| 김길나 시인 / 0,01%에 대하여 외 1편 (0) | 2020.06.24 |
| 공석진 시인 / 만추 외 4편 (0) | 2020.06.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