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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석 시인 / 낙엽 편지
4대강 사업 반대 시 읽는데 낙엽들이 날아온다. 바람 센 데, 비 뿌리고, 우레도 치는 저녁. 목소리 높여 읽는데 낙엽들이 날아와 중앙파출소 앞 작은 광장에 쌓이고, 천막 안으로 날아들어 행사용 음향기기 위를 긁어댄다. 사람들의 발아래 모여들어 끊임없이 사각거린다. 근방에 나무가 있는 모양이다. 그 나무가 우리들의 말을 듣는지, 저도 긴 팔 벌려 수많은 잎들 구호처럼 흔들며 여름 지나왔다고 우리에게, 바람 우체부 편에 편지들을 보낸 것일까? 응원 메시지라도 담겨있을까? 시 읽는 행사장에서, 저 편지들은 글자가 없어도 늘 읽을 만한 것. 우리 가까이 나무들이 많다면 연말 위문편지들처럼 수북수북 쌓이리라. 우리의 삶이 흘러가는 큰 강 지키자고 울려내는 시의 소리들도 사방으로 퍼져나가 저 낙엽들처럼 간절하게 쌓이고 보채며 긁어댄다. 그래, 한데 시 읽는 곳으로, 작지만, 아주 아름답게 잘 물든 자연의 편지들이 온다. 제 뿌리 덮듯 우리 언 발들 덮어주러 온다.
웹진 『시인광장』 2011년 1월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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