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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수 시인 / 노란 은행나무가 줄지어 서있는 보도(步道)
당신 가슴에도 꽃을 심어놓았는가. 내 가슴에는 키가 크지 않는 작은 나무를 심어놓았다. 그 나무는 자신이 사랑하는 계절에만 꽃을 내민다. 하늘이 파랗게 보이는 이유는 측정할 수 없는 사랑의 깊이에 있다. 파란 하늘 저 끝으로부터 바람이 세게 분다. 은행나무가 줄지어 서 있는 보도를 걸어간다. 힘 센 바람이 가지를 흔들자 노란 은행잎들이 비처럼 우수수 떨어져 내린다. 보도에는 노란 은행잎들이 쌓이고 소녀들은 떨어지는 노란 은행잎들을 머리에 맞으며 깔깔 웃는다. 우리 모두의 가슴 속에도 꽃은 자라고 있다. 사랑 그리고 우정, 따뜻한 인정. 차들이 씽씽 달려가는 차도 옆 보도에 은행나무가 줄지어 서 있다. 그 보도를 지나는 사람들은 저마다 가슴 속에 엽서를 품고 있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보내는 엽서나 멀리 떨어진 자식에게 보내는 편지가 따뜻한 종소리를 낸다. 은행잎들이 노란 눈송이처럼 내린다. 노란 눈을 밟으며 사람들은 미소를 짓는다. 우체국에 가지 않아도 따뜻한 사연을 담은 편지는 정다운 사람들에게 빠르게 전달된다. 노란 은행잎들이 그대가 오기를 기다린다. 따뜻한 인정이 바람에 날리고 지나가는 사람들은 보도에 쌓여진 은행잎들을 밟으며 은행잎들의 노래 소리를 들으며 웃는다. 노란 은행잎들을 밟고 가는 사람들은 모두 천사의 날개를 달고 있다. 노란 은행잎 비처럼 하루 하루의 삶에 아름다운 일들만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끊임없이 꽃이 피고 새가 노래해도 인생에서 아름다운 날들이 얼마나 오래 남아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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