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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과 시(현대)

이희원 시인 / 눈먼자들의 도시*

by 파스칼바이런 2020. 6. 27.

이희원 시인 / 눈먼자들의 도시*

 

 

  너를 보면 땡땡이 치고 싶다

  포사시한 리얼 러브 돌 ‘디바’**

  리모컨을 누르면 다리를 베베 꼬는 ‘디바’

  ‘아이 러브 유’‘아이 러브 유’

 

  우유팩에 박피에

  밀랍까지 덮어쓴 채

  하얗게 질려있다

 

  여자들은 입이 밀봉된 채 택배에서 태어났다

  그들의 고향은 25세기의 어떤 행성이거나

  어쩜, 저 고생대 바다 속은 아닐까

 

  남자들은 우유 빛 바다 속에 빠져 들었다

  형상합금 브래지어와 벤츠를 위해

  이젠, 방울소리를 울리지 않는다

 

  여자에게서 갈비뼈를 발라내고 풍선을 떼어낸 ‘디바’

  授乳가 아닌 授樂할 일만 남은 뽕 브라 ‘디바’

  ‘아이 러브 유’ ‘아이 러브 유’ 보챌 줄도 모르는 ‘디바’

  한땐 모든 남자들이 갈망하던

  아가릴 짝짝 벌린

 

* 주제 사라마구의 동명소설에서

**섹스인형

 

웹진 『시인광장』 2011년 2월호 발표

 

 


 

이희원 시인

2007년 《시와 세계》를 통해 등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