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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영옥 시인 / 클라이밍
암벽에 달라붙은 사내를 본다 자일에 매달린 사내를 그림자가 받아내고 있다
그림자는 사내의 말을 듣지 않는다 그림자는 마음보다 늘 한발 앞서간다
사내보다 먼저 손을 내밀고 사내보다 먼저 흔들리고 사내보다 먼저 늙어가는 그림자
누구든 그림자를 마음대로 떼어낼 수 없다
햇볕이 내리쬘수록 그림자는 바위 속으로 조금 더 파고들어간다
암벽 속 어둠이 점점 깊어진다
웹진 『시인광장』 2011년 6월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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