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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과 시(현대)

윤성학 시인 / 57분 교통정보

by 파스칼바이런 2020. 7. 6.

윤성학 시인 / 57분 교통정보

 

 

  밤늦도록 막혀 서서

  차간거리 좁히며 가다서다를 반복한다

  그어놓은 금에 가 서는 것

  교통이란

 

  길 위의 금을 따라가며

  끊임없이 누군가의 뒷모습과 이야기하는 것

  그들의 뒤꿈치를 따라

  나도 누군가에게 뒷모습으로 정체되어 있었다

 

  오늘도 끝내 누구와도 마주 서지 못했다

  이 길을 오래 다닌 사람들이 말하기를

  결국 교통이란 자신의 몸을 세워둘

  네모 칸 하나를 찾아가는 일

  홀로

 

  네모 안에 바퀴를 세우고 몸을 빼냈다

  그리고 다시 네모 안에 몸을 접어 넣는다

  좁고 어두운 이 방 안에,

  불멸의 문자들이 잠들어 있는 방 안으로,

 

웹진 『시인광장』 2011년 6월호 발표

 

 


 

윤성학 시인

1971년 서울에서 출생. 중앙대학교 문예창작학과 졸업. 2002년 《문화일보》신춘문예에 〈감성돔을 찾아서〉 등이 당선되어 등단. 시집으로 『당랑권 전성시대』(창작과비평사, 2006)가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