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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수아 시인 / 불가피한 직유와 상투적 결말
키보드는 고장났다 “한반도”를 “한번도”로 인식하고 "한번도”를 “한번 더”라고 타전하는 서른 살의 오류는 무엇인가 힌트는 잉여 혹은 결핍이다 내가 네 이름을 부를 때 내가 내 이름을 부르는 소리가 들려온다는 점이다 네가 풍선껌을 씹을 때 내 입술에서 풍선이 터지는 현상이다 나의 밤과 너의 낮이 만나 요란한 체위를 선보이거나 살결의 그림자를 애무할 때 비로소 네가 신음하는 동침의 테크닉이다
오류를 찾을 때 거인증을 앓는 너의 손가락과 골다공증을 앓는 나의 발가락이 합쳐진다 나의 이면이 너를 분만했다는 문장과 너의 산통을 내가 입양했다는 문장은 합쳐진 뒤 기형의 시가 되었다
오류를 찾기엔 우리는 너무 지쳤고 우리는 너무 발칙하여 오류를 찾고 있다 코드값은 잉여 데이타는 결핍 잉여도 결핍도 없는 바로 이 순간 서른 살의 이력서에 암호를 쓴다 “절망”
웹진 『시인광장』 2011년 6월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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