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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현 시인 / 엽서
차츰 어두워지는 창문에 거미줄 같은 가을비가 들이칩니다. 삼 년 전 당신이 내게 보낸 엽서를 읽다 말고, 가문비나무 어린 한 잎의 불빛을 밝힙니다. 글자마다 길고 긴 그림자가 스며있습니다. 당신이 오래 앉아있던 그 자리에서 물씬 물 냄새가 풍겨옵니다. 당신의 땀 냄새처럼 무척 고단하고 비린 냄새, 당신에게 세 들어 살았던 시간들이 여기저기서 튀어 올라옵니다.
혼자 저녁밥을 먹다 우두커니 그 자리를 바라보았습니다.
웹진 『시인광장』 2011년 6월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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