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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해산 시인 / 바람의 눈
그대 뜨거운 사랑이 확신이 서지 않으면 적도 모래 바람이 아닌 북극 크레바스에 이는 혹독한 바람이 되고 싶다. 때로는 부드럽게 때로는 휘몰아치듯 강하게 아래서 위로 위에서 아래로 이리저리 흔들리며 아무런 거리낌 없이 자유롭게 흩날리고 싶다.
아, 그러나 어이하리 그대 머무는 창으로 가고 싶다. 그 창을 통해 울음 울고 싶다. 흔들리는 창 너머로 들어가 회오리가 되어 정신없이 그대를 휘감고 싶다.
사랑도 외로울 때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난 그대 마음으로 부는 바람의 눈이 되고 싶다.
강해산 시인 / 바람이 스치는 길목에서
좁은 길 나 있는 우거진 숲 사이로 탁 트인 바닷가 넘실대는 파도 사이로 복잡하게 얽혀 있는 빌딩 숲 사이로 무수한 인연을 만나고 헤어지듯 바람이 스친다.
떨어진 나뭇잎 하나보다 더 파도에 밀리는 모래알보다 더 수많은 시민 가운데 보잘 것 없는 미미한 존재가 파문을 일으키며 밀려드는 바람 속으로 고개를 들고 가치를 세운다.
바람은 한쪽 끝에서 다른 한쪽 끝으로 지나가며 찌든 두뇌 속을 말끔히 비워낸다. 그래도 이렇게 좋은 바람이 스치는 길목에 서 있으면서 늘 잊고 살아가며 새론 스트레스를 채운다.
강해산 시인 / 벼랑 끝에 서면
발아래를 쳐다보지 마라. 흔들리는 다리 사이로. 하늘을 바라보며 심호흡을 하라. 두 팔을 벌려 태양을 안으라 돌아서서 지나온 길을 바라보라. 아직 남아있는 발 자위를 보며 천천히 되돌아 걸어가라. 눈을 부릅뜨고 달려온 그 길을 체념이 아닌 희망으로 생각하며 다시 걸어 새로운 세상을 찾아 서서히 속도를 더해 달려가라. 그러다 다시 벼랑 끝에 다다르면 다시 돌아서 가라. 간절한 파라다이스는 언제나 마음을 충족하여 주지 못하는 것 그래도, 끊임없는 도전으로 어제도 오늘도 그리고 내일도 벼랑 끝을 돌아서 다시 또 달려가라.
강해산 시인 / 봄비 내리는 도시 속으로
오늘도 허전한 가슴 채우려 봄비 내리는 도시 속으로 나들일 간다. 가끔 복잡한 소음 속에 묻혀 자신을 던져보는 것도 싫지만은 않다. 모든 걸 벗어 던지고 뛰어든 불나방처럼 스스로 타서 재가 될 운명인 줄 모르고 살아온 자신을 모를리 없지만 오늘은 당당한 모습으로 활보하고 싶다. 언제부턴가 봄비가 싫어져 일부러 안으로 안으로만 숨어 지냈는데 이렇게 비 내리는 감상에 젖어 스스로 외로움을 떨치려 거릴 나선다. 시끄러운 음악과 걸 맞는 몸짓으로 사람이기 때문이라는 마음의 가면을 쓴다. 아, 돌아서면 사라지는 환상 속으로 신기루 속 엘도라도를 향해 걸어간다. 살얼음 위를 걷는 위태로운 모습으로…….
강해산 시인 / 봄이 오는 길목에서
식었던 정열은 뜨거워져라. 벌거숭이 나무는 옷을 입어라 말라버린 대지는 물을 뿜어라. 해서, 말소된 생명을 키우라.
태양은 커져 하늘을 덮고 녹음은 푸르러 바람을 잉태하라. 초원은 어색하게 고개를 들어 깊은 향을 토하라.
봄이 오는 길목에서 눈을 비벼 갓 깨어난 아가의 몸짓처럼 커다랗게 기지개를 켜라. 한동안 얼었던 모든 것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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