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수림 시인 / 총류 000
종합 자료실 책장 너머 그가 있다
내가 한 칸 움직이고 그가 그가 한 칸 움직인다 그가 한 칸 움직이고 내가 한 칸 한 칸 움직인다 좁혀지지 않는 1과 1/2 1/2 발자국
그가 숨어 있다
영국식 미로 정원이 아니다 숨은 곳 가문비나무 검은 검은 원시림 손도끼 들고 노르웨이 북쪽 노르웨이로 가라 가문비나무를 모조리 베어야 베어야 그의 머리를 얻을 수 있다
그가 가고 있다
그는 서툰 도끼질에 넘어간 넘어간 가문비나무 숲을 빠져나가고 나는 마지막 나무에 매달아놓은 그 그의 올가미에 걸려들고 가문비나무에 걸린 차가운 시간 시간이 차가운 목을 조여 오고 흔들흔들 그가 보낸 맹수들이 박제 머리를 흔들며 몰려오고 싱싱한 머리를 얻으려고 흔들흔들
책장을 사이에 두고 마주 보고 있다
벗어나려면 가로막힌 막힌 책들을 모조리 읽어야 하나 먹어야 하나 내가? 아니면 그가?
웹진 『시인광장』 2011년 6월호 발표
|
'◇ 시인과 시(현대)'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박라연 시인 / 엿장수의 가위는 어디로 갔을까 (0) | 2020.07.10 |
|---|---|
| 박송이 시인 / 머리카락 (0) | 2020.07.10 |
| 양승림 시인 / 번지점프 (0) | 2020.07.10 |
| 강순 시인 / 거울의 통증 외 1편 (0) | 2020.07.10 |
| 류경희 시인 / 가장 아름다운 시간은 외 4편 (0) | 2020.07.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