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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라연 시인 / 엿장수의 가위는 어디로 갔을까
국화축제 엿장수의 가락이 하도 달콤해 달콤해진 사람들 사이를 비집고 들어섰는데 엿장수마누라 격인 여장남자 5000원이면 저의 거기 만져 볼 수 있다 말하는데 사뭇 애절하기까지 한데 할머니는 요지부동 시간은 자꾸 흘러가는데 부채치마로 살짝 살짝 부채질해도 돈 꺼내실 생각이 없으신데 햄릿의 명대사를 맡겨도 될 듯싶은 여장남자의 눈에서 급기야 눈물이 흐르는데 휘익 천정으로 가위를 내던지는 엿장수! 가위는 어디로 갔을까 가서 알아내고 있을까 안 팔리는 나와 살 수 없는 너희 사이에서 저 여장남자의 이목구비에서 흘러내리는 비애, 너랑은 왜 무작정 섞여지는지 쓰디쓴 나의 내부를 환희 들춰내던 달빛은 왜 가수가 못된 배우가 못된 그들의, 이미지의 이불이 되는지
웹진 『시인광장』 2011년 7월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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