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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유정 시인 / 엄마는 지금 노을빛 하늘
새들이 한바탕 날아간 자리
풀썩 주저앉으며 쉬어가자는 엄마의 말에 물가에 앉는다
운동기구를 이리저리 돌리다가 아버지도 엄마 곁에 앉는다 겨우내 마른 모래를 긁는 바람소리가 흐르던 내에 물이 흐른다 물빛 사랑이
사람들이 팔을 흔들며 잰 걸음으로 스쳐가고 나무 그늘이 길을 덮고 긴 팔을 휘휘 젓는다
하천 위 밀려선 차들 사이로 정적을 깨며 빠져나가는 앰뷸런스 어떤 다급한 목숨이 등잔불처럼 깜박이는지 우린 다 같이 그 쪽을 보며 구급차 소리가 멀어지도록 아무 말도 먼저 꺼내지 않는다
한가로이 찔레꽃이 향기를 흘리고 내가 그 향기를 밟는 사이 어둠이 풀어져 드문드문 불빛이 돋는 저녁
엄마는 아버지 손을 잡고 발걸음을 옮긴다 더듬더듬 길이 그 뒤를 따라 간다
웹진 『시인광장』 2011년 7월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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