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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과 시(현대)

박형권 시인 / 중랑천 달빛

by 파스칼바이런 2020. 7. 19.

박형권 시인 / 중랑천 달빛

 

 

  나 보러오는 스무 살 엄마가 막배에서 내려

  섬길 걸을 때

  손에 뭐 들었나 기웃거리던 달빛이

  오늘은 추석을 하루 앞두고

  중랑천 여울물에 기대었습니다

 

  추석에 일 나가면 만원 더 받아

  밥집 일 나간 아내 기다리며

  중랑천을 걸으면

  이곳도 누군가의 고향

  총총걸음을 걷는 엄마 달빛들이 예쁩니다

 

  물에 뛰어들기 전에

  신발 벗 듯

  무거운 간과 쓸개 다 꺼내어, 연휴 끝나면 돈만 벌어야겠다 결심을 하고

  달빛 끌고온 마음 아는지

  딸이 킁킁 술 냄새를 맡아봅니다

  딱 한잔만으로도 가득한 달빛에

  벌써 나는 중천에 떠올랐습니다

 

웹진 『시인광장』 2011년 10월호 발표

 

 


 

박형권 시인

1961년 부산에서 출생. 경남대학교 사학과 졸업. 2006년 《현대시학》으로 등단. 시집으로 『우두커니』(실천문학사, 2009)가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