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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원 시인 / 전주 향기
자그마한 도시 시끄러움이 덜 머문 곳 실랑이 바람 산들산들 춤추는 곳 임과 함께 조용히 살고픈 곳 요란함을 뒤로한 곳 그곳에서 나는 고향에 흙 맛을 느끼며 산내 향기를 마신다.
한정원 시인 / 진안 물안개 아리랑
이른 아침 창문 밖에서 불어오는 바람 앞 산 작은 고갯길에 걸친 물안개 풀방울 소리랴. 커피 한 잔 목에 삼킬 때 은은한 커피 향과 어울어진 고갯길 물안개 내 가슴 흔든다. 천 년을 달려온 길 임이 있어 보랏빛 도라지꽃에 임 얼굴 품고 하늘 향해 내 생애 다하는 날까지 그토록 보고픈 내 임 천상의 물안개 꽃으로 어랑드리 아리어리 어허아리 아리어리아리랑 쪽빛 물든 내 눈망울에 내 임 품고 살어리 진안 산자락에서.
한정원 시인 / 진안고원에 서다
한 빛 돌아 내륙으로 달려 온 내 걸음 천 년의 물안개가 나를 부른다. 사랑이 타다 노을의 불이 된 진안고원에 내 육체껍질에 남은 애절한 향기를 바른다.
한정원 시인 / 청개구리
비도 내리지 않는데 누가 내게 보낸 것일까 가락시장에서 배달된 열무 단 속에 숨어있던 청개구리 한 마리
초록으로 젖은 등은 문지방을 넘다가 미끄러지고 눈물 고인 눈자위에는 물안개 가득 퉁방울눈으로 수십 년을 살아내고 있네
지난여름 폭우와 번개 속에 유골을 떠나보내고 뭍으로 돌아온 청맹과니 무너지는 흙탕물 강가에 제단을 세우고 천둥 치던 기슭에 마지막 꽃잎을 뿌리고 있네 사라진 망자 비도 내리지 않는데 누가 내게 보낸 것일까
개구리의 심장을 내 어깨에 붙이고 개구리의 울음 주머니를 내 후두에 매달고 비가 오면 개굴개굴 강가로 가야겠네 거꾸로 거꾸로만 뒷걸음질 친 내가 저지른 역린의 순간들을 청개구리야, 나에게 지사가 되기를 바라지마
계간『열린시학』 2012년 가을호 발표
한정원 시인 / 한려수도 아리랑 꽃
다도해 푸름을 삼킨 한려수도 임이 왜장들을 거친 바다에서 품는다. 단칼에 하늘의 한을 토하여 내 놓았던 그 한산도 바다 끝에 핀 단청의 어울림이 임이 애끓는 가슴에 어랑드리 아리어리 어허아리 어랑아리아리랑 자손대대 한려수도의 아름다운 꽃으로 피어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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