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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규학 시인 / 자라보고 놀란 가슴
싫어서 그런 걸까 미워서 그런 걸까
어쩌면 아무런 소식도 없이 모른 척 지낼 수 있는 걸까
몰라서 그런 거겠지 바빠서 그런 걸 거야
너는 그냥 무관심일 뿐이겠지만 온통 가시가 돋는다, 내 가슴은
권규학 시인 / 장미의 계절
장미, 너는 알까 세상 많은 꽃들의 존재이유를 장미, 너는 믿을까 5월은 너를 위해 존재한다는 걸
석가탄신일, 이런 날은 성인(聖人)의 탄생을 축하하려는 게 아니야 사실은 너의 생일을 축하하고자 사람들이 만든 거야
네가 태어난 날을 기념하기 위해 사람들이 모여서 웃고 떠들고 폭죽도 터뜨리고 술도 마시고 아이들은 연을 날리며 난리법석을 떠는 거야
너는 알아야 해 너의 그 뇌쇄적인 아름다움을 시기해서 예쁜 꽃잎과 줄기 사이에 뾰족한 가시를 살며시 숨겨두었다는 걸.
권규학 시인 / 저녁놀
해거름…, 노을이 진다 너와 나, 삶의 하루가 저문다 저물녘…, 하늘이 탄다 너와 나, 우리의 사랑이 익는다
어스름…, 노을빛 사이로 우윳빛 안개가 짙게 깔리고 어렴풋…, 황금들판 옆으로 코스모스가 산들산들 교태 춤을 춘다
백발을 휘날리는 억새들의 군무(群舞) 멀리 하늘 높은 곳…, 철새들의 날갯바람에 태양의 빛내림인 양 그을린 겨울이 다가선다
한 마리 두 마리…, 늘어나는 철새들 노을보다는 그들의 가는 곳이 궁금해진다 수없이 옷을 갈아입는 자연의 활동사진 그저 감사한 눈빛으로 너를 품는다.
권규학 시인 / 조금만 더
그때 조금만 참았더라면 그때 조금만 잘 했더라면 그때 조금만 알았더라면 그때 조금만 조심했더라면…,
그럴 바에는
지금부터 조금만 더 참고 지금부터 조금만 더 잘하고 지금부터 조금만 더 알도록 노력하고 지금부터 조금만 더 조심하자
먼 훗날 오늘이 그날이 되면 지금이 곧 그때가 될 테니.
권규학 시인 / 혼자 피는 꽃은 없습니다
잘난 그대 너무 잘난 척 뻐기지 말아요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은 없다듯이 세상에 혼자서 피는 꽃도 없답니다
그대가 잘났으면 잘난 만큼 당신을 위해 헌신하는 누군가 있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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