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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원 시인 / 철쭉꽃
작년 바로 이맘 때 쯤이든가 소백산에 놀러온 아이들이 넋 놓고 재잘거리다 떨구고 간 작은 입술 고 입술
얼레! 저기 좀 봐 왠산 불붙었네. 활 활활 큰 애기 엉덩이에도 불붙었네. 하르르 바람 많은 소백에 꽃 사태 나내 봄 사태 났다네.
김동원 시인 / 청풍에 꽃 지오
발자국 자욱 자욱 오래 두고 보잤 더니 비가 내리오 비가 내리오
뒷모습 잊을세라 잡아두고 싶건만 바람이 부오 바람이 부오
남긴 정 아쉬워 허공을 바라보니 어쩔래 어쩔래 벚꽃은 한철 지나가오.
김동원 시인 / 초 학
거봐 값 치를 줄 알았구먼 매상고개 중허리 잘려 모가지 긴 노루는 달과 놀기를 포기 했었다지
범바우 넓적 돌방구 쪼개질 때 아파 길길이 뛰며 울어 까투리 청 메아리 물고 오래 전 날아가 버리고
저기 좀 봐 벌건 속살 드러낸 산 오한에 떨고 푸르러야 할 대지는 지쳐 생수를 찾네 생수를 찾고 있다네.
김동원 시인 / 초롱꽃
저 만치서 고개 숙여 저고리 고름 여미시더니
사방등 받쳐 들고 함초롬히 이슬에 젖으면서 밤새 나를 기다렸나보구나
아! 어느 모진 인연이기에 이다지도 긴 밤을 홀로 지새는 고독한 연인이든가
김동원 시인 / 충청도 호박 따기
됐시유 그냥 냅도유 개똥 밟은 기분이다 건드려 봐야 몽리만 부린다
알었시유 야중에 봐유 소주 서잔, 슬쩍 옆구리 찝쩍거려도 그냥 웃으며
지가 멀 알어유 알어서 해유 요 때 툭 건들면 등걸토막 넘어지듯 돌담 밖 뽕나무타고 올라간 호박 떨어지는 소리가 난다
김동원 시인 / 카네이션 백만 송이
어버이 살아생전 못 다한 정 때문에
한 이 된 그 응혈 풀길은 막연하고
이승에서 거둔 인연 꿈길에도 아니 뵈니
어버이 날 이건만 뵈올 길 막연하와
갈 갈이 찢는 가슴 종아리를 걷습니다.
김동원 시인 / 코스모스
팔방미인이 따로 있더냐. 요, 요 이뿐 년 가을 선들 길 길 잃어버리기 십상이구나.
쪽 뻗은 종아리 하며 회창이는 허리 흰 모가지 상기된 저 얼굴 좀 보아
뉘 집 사랑채 들 쑤셔놓고 길 나서느냐
기집 등살에 쫓겨 난 놈 노름방 뒷전에 분통 친 놈 죄다 모여 짝사랑, 안달이 났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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