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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미선 시인 / 80 B
오른쪽으로 출렁거리거나 왼쪽으로 절름거리거나
장미무늬레이스도 상표도 빛바랜지 오래 전이지만 선명한 80 B 주홍글씨로 남아
잠과 잠꼬대 사이는 좁혀지지 않는다 가슴이 뛸 때마다 총천연색으로 들썩이던 브래지어 허물어질까 봐 두려워 스스로를 옥죄고 있다 잠 깨기를 기다리며 창 너머를 본다 가려운 겨드랑이 사이로 턴테이블 돌아가는 소리 몽유병이 들키지 않게 볼륨을 높인다 세상은 조금씩 뒤로 밀려나고 오른쪽엔 해를 왼쪽에는 밤을 품은 잠꼬대보다 잠이 항상 쉽다
나는 A B C......A B로 진열 되었고 손가락은 늘 모자랐다
왼쪽 가슴은 더 자라지 않았다
웹진 『시인광장』 2020년 3월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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