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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란 시인 / 일상이 되기로 한다
금 간 것에 대해 우리는 심각해지지 않기로 한다 절망적인 선들로 이어진 미로를 따라가다 허물어지는 세계에 발이 닿기도 한다 발 디딘 지점이 갈라지기를 멈출지도 모른다는 환상에 사로잡히기로 한다 젖은 발을 벽에 걸쳐두면 웃음 헤픈 여자를 명명할 수 있는 계절이 환하게 피기도 한다 여자의 꽃무늬 가득한 원피스는 봄을 부르는 색깔이다 웃고 있는 여자는 몸을 돌릴 수 없어 뒤를 보지 못한다 액자의 우유부단함이 밤을 키우고 있다 여자의 수긍이 우리를 태연하게 하지만 갈라짐을 바라보지 않으면서 바라보는, 그것을 우리의 일상이라 말하기로 한다
웹진 『시인광장』 2020년 3월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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