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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과 시(현대)

강경호 시인 / 박하

by 파스칼바이런 2020. 7. 29.

강경호 시인 / 박하

 

 

  코피 쏟을 듯한 향기에

  머리가 어질어질하고

  숨도 쉬지 못하는데

  그의 이름에서 피비린내가 난다

 

  누군가의 멱살을 잡던

  내 손에 뚝뚝 분질러지고 짓이겨진

  그의 팔이며 다리에서 나는

  연둣빛 피비린내의 상처,

  숨을 크게 들이 쉬면

  담배연기에 질식된 폐부를 씻고

  탐욕으로 부은 내장을 씻고

  자갈밭을 구른 부릅튼 발끝을 돌아

 

  피비린내, 내 피에 스며

  탁하고 붉은 나의 피,

  연둣빛 피가 되어

  나는 한 포기의 향기로운 박하가 된다.

 

웹진 『시인광장』 2012년 1월호 발표

 

 


 

강경호 시인

1958년 전남 함평에서 출생. 광주대학교 대학원 문예창작과 석사 졸업. 조선대학교 대학원 국어국문학과 박사과정을 수료. 1977년 월간 《현대시학》 으로 등단. 시집으로 『언제나 그리운 메아리』,『알타미라동굴에 벽화를 그리는 사람』등이 있음. 계간 『시와사람』 발행인이며 광주대학교 문예창작과 교수로 출강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