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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철 시인 / 헝겊 철학자
어머니는 아직도 헤매고 있으리라. 리어왕의 거친 얼굴을 하고 귀신 씨 나락 까먹는 소리를 내며 티격태격 걷고 있으리라.
머리가 모자란 동생이 가출한 뒤 어머니는 달이라도 채집하려는 듯 산으로 들로 다니다가 공원을 떠도는 사색을 주워 모으기도 한다.
어쩌다 집에 돌아오는 날이면 어머니의 옷에서는 개들이 물어뜯은 창백한 우울이나 허수아비의 앙상한 웃음이 떨어진다.
머릿속에 화장지가 가득 들어 있는 광야의 리어왕 자신의 운명에 트집을 잡으며 영혼에 딱지를 붙여 버린 미친 오필리어
절대로 동생을 대신할 수 없는 우리들은 빼빼 마른 어머니의 그림자 속에서 동생이 두고 간 헝겊 인형을 다그친다. 어머니가 만지는 어둠의 깊이 어디에 철학자가 있는지 누가 어머니의 운명에 낙서를 해 놓았는지…….
웹진 『시인광장』 2012년 2월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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