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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은 시인 / 공갈 손가락
공갈 젖꼭지를 입에 물어야 잠이 드는 아가처럼 저 늙은 애기씨 우물우물 엄지손가락을 물고 단꿈에 들었네 숨결이 높아진 틈에 살짝 손을 빼 주었는데 손가락이 허옇게 불어 있네 늙은 아가 보다 손가락이 한소끔 더 늙어 보이네 그래 저 엄지가 공갈 젖꼭지였지 공갈이었어 고층으로 고층으로 너는 최고야 발기된 엄지는 후퇴를 모르는 CEO였지 그 달콤한 상징을 쪽쪽 빨아 먹으며 마침내 당도한 시립요양원 6인실 삐걱이는 철 침대 위에는 추락과 불시착의 의미를 아무도 따지지 않네 다만 새털구름 같은 날개를 달기도 전에 발밑의 계단을 끊어 버린 비정한 손의 임자를 찾기 위해 늙은 아가의 늙은 아내가 열심히 기도문을 외우고 있네 그사이 지친 엄지의 귀소본능이 사타구니 황폐한 숲 그늘에 머리를 처박고 있네 공갈이 슬그머니 꼬리를 내리네
웹진 『시인광장』 2012년 2월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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