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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과 시(현대)

곽승란 시인 / 추억의 먼 훗날 외 7편

by 파스칼바이런 2020. 7. 31.

곽승란 시인 / 추억의 먼 훗날

 

 

가을이 깊어질수록

간간이 물꼬처럼 터지는

쓸쓸한 이 마음에

들국화 고운 향기 채우고 싶다

 

잔잔히 이는 바람의 물결

휘파람 소리 내는

억새의 슬픈 얼굴을

어루만지는 바람이고 싶다.

 

목마름에 갈증 나는

이 도시를 떠나

유리 벽처럼 차디찬 가슴을

고운 빛으로 물들이고 싶다.

 

그리고 먼 훗날

가슴에 묻어둔 이 가을

추억으로 조금씩 꺼내어

계절에 복종하는 내가 되고 싶다.

 

 


 

 

곽승란 시인 / 추억 한모금

 

 

사랑이 그리운 날

흰 꽃잎 날리는 창가에 앉아

투박한 머그잔에

국화꽃 한 송이 담아

그리운 추억을 마십니다.

 

꿈결처럼 고운 사랑

무작정 좋아서

눈 망울 반짝이며

서로의 서로를 갈망하는

설렘의 하루가 짧기만 했지요.

 

시린 겨울 외로움에

옛사랑이 담긴 추억 한 모금

마음을 흔들어 놓아

목젖 깊숙이 흘러

따스하게 녹아내립니다.

 

이제는 그 모두

지나간 옛이야기되었지만

나이를 익혀갈 지금

아름다운 사랑의 멜로디로

내게 청춘이야기로 남습니다.

 

 


 

 

곽승란 시인 / 추억에 나를 맡겨

 

 

황금빛 햇살

유리창에 비치면

목마른 나의 가슴엔

잔잔한 커피향 스며든다.

 

창 밖 풍경 바라보니

하늘엔 꽃구름

산과 들엔 이름 모를 풀꽃이

지천에 수를 놓는다.

 

물기 오른 연분홍 진달래

새초롬히 나를 반겨주니

지난 시절 고운 추억에

나를 맡겨 행복에 젖는다.

 

 


 

 

곽승란 시인 / 추억은 안개속으로

 

 

꿈꾸 듯 지난 길

사랑이 풍만하던 길

보일 듯 말 듯

잊었다 다시 생각나도

이제 되돌아갈 수도 없는 길

 

세월이 가는 소리는

시계 촉과 다투고

계절은 꽃향기 목에 걸고

웃는 듯 울고 서 있는 것 같아도

시간은 어디쯤 달려가고 있다.

 

착각 속에 마음을 잃고

여명의 목둘레에

그림자 길게 드리울 때

추억은 먼 안갯 속으로 사라지고

그리움을 채워주는 달빛만이 웃는다.

 

 


 

 

곽승란 시인 / 추억의 잔향

 

 

추적추적 내리는

가을비 속으로

차가운 바람이

터덕터덕 들어간다.

 

어느 날 별이 되어

강가에 뿌렸던

고운 이야기들이

비속으로 들어온다.

 

깊어 가는 계절이

애달파 밤도 울고

마디마다 아픈 사연

마른 한숨 내쉬며

늙어 가는 고운 잎 새

 

남아 있는 추억의 잔향

헤어진 시간 멀어질수록

약이 되고 친구 되어

그리움 잠긴 가슴 한켠에

고운 비되어 살포시 안긴다.

 

 


 

 

곽승란 시인 / 풀꽃 인연

 

 

노란 달맞이 꽃처럼

수줍은 듯 미소 지으며

내게 다가온 친구

우리 만남이 인연인가

보면 볼수록 정감이 가고

알면 알수록 가까이 하고 싶다.

 

보랏빛 들국화 닮은 친구야

어둠의 긴 터널 지나오며

상처 입어 아린 가슴

서로 위로하고 토닥이며

따뜻이 보듬어 주는 우리 되어

 

가을바람 소슬하게 불어와도

잡은 손 잃을까 두려워 말고

고운 우정 차곡차곡 쌓으며

사시사철 푸른 풀밭 가꾸어 가자.

 

그렇게 세월이 흘러

남아있던 젊음 다 타고나면

언제나 처음처럼

향이 짙은 커피 한 잔에

서로의 마음 담아

드넓은 밤하늘 바라보며

지나온 흔적 나누워 갖고

가는 길 노닐며 천천히 가자.

 

 


 

 

곽승란 시인 / 하얀 들국화

 

 

억새도 활짝 웃는 날

어머니 모습처럼 고운

하얀 들국화 피었네

 

무던히도 들꽃을

좋아하시던 고운 임

눈웃음지으며

"어미야, 부르던 미소

오간데 없는 임

 

오늘따라 유난히

하얀 들국화 함박웃음이다

"어미야, 여기 좀 보렴,

친구 노랑, 보라 들국화도

함께 웃는다.

 

 


 

 

곽승란 시인 / 하얀 사랑의 기억

 

 

지우려 지워보려 애썼던

그때 그 시간들이

푸른 바다 끄트머리에서

파도 따라 춤을 춘다.

 

먼 먼 시간 속에

그대의 함박 미소는

파도 속에서 넘실거리고

 

바닷가 그 모래밭에

새겨보던 사랑 노래는

하얀 물거품이 되어

바위를 품어 안았지

 

지금 그대도

나처럼 아름답다고

행복하다던

그날의 기억을

잃어버리진 않았을까.?

 

 


 

곽승란 시인(필명: 란초)

2014년 아람문학 여름호 등단(시 부문). 2014,2015년 아람문학(가을호,여름호) 이계절의 시인 선정. 2016년 민주문인협회 동인지 민주문학 공저. 2017년 민주문학 계간지 봄호 공저. 민주문협 정회원. 민주문협 운영위원. 민주문학회 현 부회장. 현 아람문학 정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