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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승란 시인 / 추억의 먼 훗날
가을이 깊어질수록 간간이 물꼬처럼 터지는 쓸쓸한 이 마음에 들국화 고운 향기 채우고 싶다
잔잔히 이는 바람의 물결 휘파람 소리 내는 억새의 슬픈 얼굴을 어루만지는 바람이고 싶다.
목마름에 갈증 나는 이 도시를 떠나 유리 벽처럼 차디찬 가슴을 고운 빛으로 물들이고 싶다.
그리고 먼 훗날 가슴에 묻어둔 이 가을 추억으로 조금씩 꺼내어 계절에 복종하는 내가 되고 싶다.
곽승란 시인 / 추억 한모금
사랑이 그리운 날 흰 꽃잎 날리는 창가에 앉아 투박한 머그잔에 국화꽃 한 송이 담아 그리운 추억을 마십니다.
꿈결처럼 고운 사랑 무작정 좋아서 눈 망울 반짝이며 서로의 서로를 갈망하는 설렘의 하루가 짧기만 했지요.
시린 겨울 외로움에 옛사랑이 담긴 추억 한 모금 마음을 흔들어 놓아 목젖 깊숙이 흘러 따스하게 녹아내립니다.
이제는 그 모두 지나간 옛이야기되었지만 나이를 익혀갈 지금 아름다운 사랑의 멜로디로 내게 청춘이야기로 남습니다.
곽승란 시인 / 추억에 나를 맡겨
황금빛 햇살 유리창에 비치면 목마른 나의 가슴엔 잔잔한 커피향 스며든다.
창 밖 풍경 바라보니 하늘엔 꽃구름 산과 들엔 이름 모를 풀꽃이 지천에 수를 놓는다.
물기 오른 연분홍 진달래 새초롬히 나를 반겨주니 지난 시절 고운 추억에 나를 맡겨 행복에 젖는다.
곽승란 시인 / 추억은 안개속으로
꿈꾸 듯 지난 길 사랑이 풍만하던 길 보일 듯 말 듯 잊었다 다시 생각나도 이제 되돌아갈 수도 없는 길
세월이 가는 소리는 시계 촉과 다투고 계절은 꽃향기 목에 걸고 웃는 듯 울고 서 있는 것 같아도 시간은 어디쯤 달려가고 있다.
착각 속에 마음을 잃고 여명의 목둘레에 그림자 길게 드리울 때 추억은 먼 안갯 속으로 사라지고 그리움을 채워주는 달빛만이 웃는다.
곽승란 시인 / 추억의 잔향
추적추적 내리는 가을비 속으로 차가운 바람이 터덕터덕 들어간다.
어느 날 별이 되어 강가에 뿌렸던 고운 이야기들이 비속으로 들어온다.
깊어 가는 계절이 애달파 밤도 울고 마디마다 아픈 사연 마른 한숨 내쉬며 늙어 가는 고운 잎 새
남아 있는 추억의 잔향 헤어진 시간 멀어질수록 약이 되고 친구 되어 그리움 잠긴 가슴 한켠에 고운 비되어 살포시 안긴다.
곽승란 시인 / 풀꽃 인연
노란 달맞이 꽃처럼 수줍은 듯 미소 지으며 내게 다가온 친구 우리 만남이 인연인가 보면 볼수록 정감이 가고 알면 알수록 가까이 하고 싶다.
보랏빛 들국화 닮은 친구야 어둠의 긴 터널 지나오며 상처 입어 아린 가슴 서로 위로하고 토닥이며 따뜻이 보듬어 주는 우리 되어
가을바람 소슬하게 불어와도 잡은 손 잃을까 두려워 말고 고운 우정 차곡차곡 쌓으며 사시사철 푸른 풀밭 가꾸어 가자.
그렇게 세월이 흘러 남아있던 젊음 다 타고나면 언제나 처음처럼 향이 짙은 커피 한 잔에 서로의 마음 담아 드넓은 밤하늘 바라보며 지나온 흔적 나누워 갖고 가는 길 노닐며 천천히 가자.
곽승란 시인 / 하얀 들국화
억새도 활짝 웃는 날 어머니 모습처럼 고운 하얀 들국화 피었네
무던히도 들꽃을 좋아하시던 고운 임 눈웃음지으며 "어미야, 부르던 미소 오간데 없는 임
오늘따라 유난히 하얀 들국화 함박웃음이다 "어미야, 여기 좀 보렴, 친구 노랑, 보라 들국화도 함께 웃는다.
곽승란 시인 / 하얀 사랑의 기억
지우려 지워보려 애썼던 그때 그 시간들이 푸른 바다 끄트머리에서 파도 따라 춤을 춘다.
먼 먼 시간 속에 그대의 함박 미소는 파도 속에서 넘실거리고
바닷가 그 모래밭에 새겨보던 사랑 노래는 하얀 물거품이 되어 바위를 품어 안았지
지금 그대도 나처럼 아름답다고 행복하다던 그날의 기억을 잃어버리진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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