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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과 시(현대)

문태준 시인 / 보퉁이가 된 나여!

by 파스칼바이런 2020. 7. 31.

문태준 시인 / 보퉁이가 된 나여!

 

 

  가장 은밀한 곳에

  속마음이 감추어져 있다더니

  속마음은

  밖으로 잘도 나오네

  작고 네모진 보자기만도 못한

  나여!

  속마음이여!

  나는

  그리하여

  보자기를 펼쳐

  두 눈썹 사이 생겨난 격한 주름을

  영향력을 끼치려는 듯 뜨거워진 콧김을

  비웃고 비꼬는 입술을

  외면하는 뒤통수를

  그 속마음의 물건들을

  보자기로

  남몰래

  통째로

  허겁지겁

  싸고

  싸고만 있는,

  그리하여

  보퉁이가 된

  나여!

 

웹진 『시인광장』 2012년 2월호 발표

 

 


 

문태준 시인

1970년 경북 김천에서 출생. 1995년 고려대 국문과 졸업. 1994년《문예중앙》신인문학상에 시 〈處署〉외 9편이 당선되어 등단. 시집으로 『수런거리는 뒤란』,『맨발』, 『가재미』, 『그늘의 발달』 등이 있음.  제21회 소월시문학상 대상 수상. 현재 ‘시힘’ 동인으로 활동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