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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수덕 시인 / 감지 못하는 눈
새 한 무리 하늘 높이 까뭇까뭇 날아간다 먼 곳을 향하여 고도를 높이는 철새들이리라 넘어가는 햇살을 후광처럼 받더니 은회색 구름의 안섶으로 사라지는 새들
그들 다시 온다 해도 지금 이 시간의 반짝임은 찾을 수 없겠다 그 누구도 우주바다로 사라진다 오늘 지인 한 분이 허공의 집으로 가셨다
홀로 지팡이 없이 눈 감고 더듬어가는 망자를 위하여 가는 곳 그래, 집이라 부르자 하늘궁전이라 하자 익숙하게 망자에게 머리 조아려 절하고 차려낸 음식 달게 먹고 사라짐이라는 감지 못하는 눈을 얹고 왔다
사라지는 것과 남은 자의 눈물겨움 저 새들과 망자의 날갯짓을 다시 볼 수는 없을까 차들이 성화를 든 주자처럼 달리고 모든 사라지는 것들 앞에서 살아있음은 송구스럽다
허공의 집에 닿아도 망자가 감지 못하는 눈 사라짐, 사라짐, 사라짐을 놓아줄 수 없는 살아있는 자의 감지 못하는 눈, 푸른 꽃을 바치려 헤매는 눈
나의 문상은 길이 유효할까
웹진 『시인광장』 2012년 4월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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