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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복희 시인 / 풍경을 떠내다
하천 둑방 비둘기떼의 불안은 언제나 리듬을 탄다 검은 봉지에 부리를 박고 붉게 충혈된 하루를 쪼아대는 저 가벼운 터치, 부딪치는 날개가 세상의 온기다 서로를 끌어 안으며 냄새를 포식한 그들 평화를 위해 광장을 치고 날아오르는 과거가 족보처럼 잊혀져 가는 것, 개의치 않는다 굴다리 밑, 검은 구멍으로 숨어들어 젖은 깃털 말리는 오후 산문 안 독송소리 달팽이관 가득 쌓여간다
실직한 가장 하나 둘 일당을 놓치고 바닥으로 날아들어 와, 빈 속에 깡소주를 들이붓는다 겨울 풍경 안에는 축축하게 언 가슴이 어디로도 떠나지 못하고 갇혀 있다 제자리를 구르는 진동이 점점 자라서 잘 익은 먹구름 될 때까지,
풍경의 바깥은 겨울이 없다 모든 계절은 맨발로 서있는 풍경의 안쪽에서 시작된다 구름이 자라는 속도와 웅크린 어깨가 떠받친 허공의 무게는 언제나 일치한다 뼛속까지 얼어버려 더 이상 서 있는 것이 불편해질 때 구름은 몸을 열어 몇 차례 함박눈을 쏟아내기도 한다
그러고나면, 꽝꽝 얼어 있던 대동천 한쪽이 제 얼굴을 드러낸다
웹진 『시인광장』 2012년 4월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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