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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과 시(현대)

이선균 시인 / 허공의 씨눈처럼

by 파스칼바이런 2020. 8. 3.

이선균 시인 / 허공의 씨눈처럼

 

 

  다비단 허공 불 들어간다고,

  어서 나오시라고

  매캐하게 생연기 피워올려도

  서쪽 하늘 화염에 휩싸여도

 

  겨울 다 지나 동백꽃 모가지 툭툭 져도

  묵언정진 하시더니

 

  봄 사월 눈발로 흩날리시는군요

  눈발이 벚꽃인지 꽃잎이 눈발인지

  한순간 어우러져 열락을 이루시는 저,

 

  생사일여(生死一如)의 다비 춤

  허공의 씨눈처럼 흩날리시는

  저 소란스러운 숨 막히는 고요

 

  깜빡 헛꿈이라도 꾼 듯

  순식간에 가버리시는군요

  나비 떼 날갯짓인 듯

  오신 듯 만 듯 자취도 없이,

 

웹진 『시인광장』 2012년 4월호 발표

 

 


 

이선균 시인

2010년 《시작》 으로 등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