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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훈 시인 / 녹는 중
우리는 한창 자라나는 심장을 나누어 가졌네
반쪽 갈라진 미간에 모여 깊어지는 이미 기울어진 저울을 어둠 속에 매달고 좁지만 한없이 젖어가는 무게로 남겨지고 있지
두근거리는 중심에서 벗어나 더 멀리 빛날 수 있게 별이 차오르듯 팽창한 밤의 끝은 아스라이 저물어 당신이 스미는 방향으로 내가 먼저 스며들고 거기서 우리는 초점 없이 번져가
일렁이는 만남을 태우며 잠들 때에도 언제든지 고개 숙인 이별은 수평으로 새겨지고 하루 빨리 만나야 하루 늦게 헤어질 수 있는 것이니
사라지는 당신이 하얀 눈을 칸칸이 열고 빈 곳이 더 많은 것으로 채워지고 백지장처럼 가볍게 녹아들수록 가득한 여백으로 남을 수 있다는 것을
늦게 우리를 보내지 않아서 빨리 우리는 만나지 못해도 이제 헤어지는 것이 영원히 만난다는 것을 알았네
계간 『시작』 2020년 봄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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