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광규 시인 / 동사목
유달리 추웠던 지난 겨울 영하 17도의 혹한을 비켜갈 수 없어 뒷동산 언덕배기에 뿌리박은 채 꼿꼿이 서서 얼어 죽은 나무들 전기톱으로 잘라내는 소리 비명처럼 들린다 산 아래 첫 집 담 너머 우리 마당에도 누렇게 얼어 죽은 낙엽송과 단풍나무 한여름 녹음 속에 처연하게 숨 멎은 동사목(凍死木) 두 그루 살아있는 나무들만 바람에 수런거리고 마른 잎을 떨어버릴 수 있다는 수목의 유언에 귀 기울이며 말없는 미이라를 보듯 두고두고 바라보기만 할 뿐
웹진 『시인광장』 2012년 7월호 발표
|
||||
'◇ 시인과 시(현대)'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최문자 시인 / 외출 외 4편 (0) | 2020.08.09 |
|---|---|
| 나태주 시인 / 숲 외 4편 (0) | 2020.08.09 |
| 한명원 시인 / 악수의 방식 (0) | 2020.08.08 |
| 김춘순 시인 / 돌의 부화기 (0) | 2020.08.08 |
| 사윤수 시인 / 늪에 스미다 (0) | 2020.08.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