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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과 시(현대)

김광규 시인 / 동사목

by 파스칼바이런 2020. 8. 8.

김광규 시인 / 동사목

 

 

  유달리 추웠던 지난 겨울

  영하 17도의 혹한을 비켜갈 수 없어

  뒷동산 언덕배기에 뿌리박은 채

  꼿꼿이 서서 얼어 죽은 나무들

  전기톱으로 잘라내는 소리

  비명처럼 들린다

  산 아래 첫 집 담 너머

  우리 마당에도 누렇게 얼어 죽은

  낙엽송과 단풍나무

  한여름 녹음 속에 처연하게 숨 멎은

  동사목(凍死木) 두 그루

  살아있는 나무들만 바람에 수런거리고

  마른 잎을 떨어버릴 수 있다는

  수목의 유언에 귀 기울이며

  말없는 미이라를 보듯

  두고두고 바라보기만 할 뿐

 

웹진 『시인광장』 2012년 7월호 발표

 

 


 

김광규 시인

1941년 서울에서 출생. 서울대 및 同 대학원 졸업.1975년 계간 《문학과 지성》을 통하여 데뷔. 1983 <귄터 아이히 연구> 로 문학박사 학위 취득. 저서로는  『우리를 적시는 마지막 꿈』, 『아니다 그렇지 않다』, 『크낙산의 마음』, 『좀팽이처럼』,  『아니리』,  『물길』,  『가진 것 하나도 없지만』, 『처음 만나던 때』, 『시간의 부드러운 손』, 『하루 또 하루』 등 10권의 시집과 『대장간의 유혹』, 『희미한 옛 사랑의 그림자』,  『누군가를 위하여』 등 시선집과 영역시집 『Faint Shadows of Love』, 『The Depths of a Clam』, 『A Journey to Seoul』, 독역 시집 『Die Tiefe der Muschel』, 『Botschaften vom gruenen Planeten』, 일역시집 『金光圭 詩集』,  스페인어 시집 『Tenues sombras del viejo amor』와 중국어 번역시집 『模糊

的旧愛之影』 산문집 『육성과 가성』,  『천천히 올라가는 계단』 등이 있음. 譯書로는 베르톨트 브레히트 시선집 『살아남은 자의 슬픔』, 하인리히 하이네 시선집, 귄터 아이히 시선집 등이 있음. 오늘의 작가상, 녹원 문학상, 김수영 문학상, 편운 문학상, 대산 문학상, 이산 문학상, 시와 시학 작품상 수상과  2006년도 독일 언어문학 예술원의 프리드리히 군돌프상과 2008년도 이미륵상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