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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혜경 시인 / 벳부, 그리고 당신의 연인
비행기가 가고 있어요 어디긴요 바라보고 싶은 곳으로 생선이 익어가는 곳으로
니체를 여섯 달 째 읽고 계신 당신 유리창 밖 하얀 거품을 가득 싣고 나는 나를 흉내 내고 있어요
머릿수건을 쓰고 몸 속 수분을 내보내고 있어요 누구긴요 아무것도 기다리지 않는 욕조는 잔잔합니다
당당하고 싶어! 유리창에 적어 넣은 당당, 조그만 북소리 질기고 더러운 가죽을 끌어당겨 밤이 더 깊고 낮이 더 환해지는 거라면
물속에 미끄러져 물렁해지고 풀어지고 사라지는 비누 작은 북이 건기에 다시 울 수 있도록 비누산(酸)이 연한 가죽과 주름에게 속삭입니다
손님을 기다리며 생선 졸아드는 냄새
하얗게 풀어지며 나는 나를
우리가 익사할 욕조는 없다며 당신은 당신을 흉내 내고
세계 너머를 믿는 자들에게 매일 벳부행 비행기가 뜹니다
웹진 『시인광장』 2012년 7월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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