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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율 시인 / 푸른 못
황급히 벗다 들킬 번개의 얼룩처럼 볼 수 없고 만질 수 없는 통점이다
틈새라도 있는지 넘쳐흐르지도 고이지도 않고 맴돌던 물살이 휘발되듯 빨려가 착상했을 그곳, 틀 없는 허공
여닫지 못해 늘 젖어야 하는 비의 안, 바깥이다
금방이라도 튕겨질듯 불안하던 어제가 빠져나올 때 뒤돌아보지 못한 내가 태어나기 전 구름바람이 몸 섞은 푸른 구멍,
누군가의 산화된 관절, 빗줄기
바람만 드나들다 봉합한 옆구리를 건드리면 오래 가둔 수심이 왈칵 쏟아진다
뚝뚝 소리 내어 꺾으며 속살 같은 못들이 살만한 창 안을 줄줄줄, 붉은 기억으로 기웃거리기도 하는 온기에 고이려는 움푹한 습성,
마른 파문에 빠져 가벼워지고 싶다
번개 속, 우기의 처마 아래에 누워 점점 흐려져 가는 미라가 내 어린 그림자인 것, 알게 된 저녁에야 비로소 가려운 손 확을 천천히 기울인다
웹진 『시인광장』 2012년 8월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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