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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철 시인 / 하얀 요트가 지나가는 허공
그녀는 아열대성 폭우다 내리는 여러 겹의 물커튼이 척척 다가와 나를 가둔다
마른 나는 잠시 젖는다 아니 그냥 나를 관통하는 미끈한 신음들이다 가끔 그녀가 폭우로 내려 내 낮은 허공에서 출렁거리지만 미안하다 사랑의 그림자도 없어 젖을 수 없는 나는 허공이다 그래서 별이 뜨고, 새가 날아가는 내 텅 빈 가슴팍 산꼭대기 수도원에서 날아오는 베이스음 성가로 가득 채울 때는 있다
그녀가 아무리 내려도 젖지 않는 나는 허공 폭염으로 나는 나를 더 부풀려서 더 넓어진 허공
너의 지상엔 맥문동 보라꽃이 번져나가고
웹진 『시인광장』 2012년 10월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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