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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호 시인 / 뿌리뽑힌 바람
양발을 모으고 왼쪽으로만 돈다
훌라후프처럼 허리쯤에서 기울이고 돌지만 다가갈 수 없는 곳이 심장 일 년 내내 머리는 비어있고 발끝은 차다
다른 방향의 길은 어둡고 끝은 이미 정해져있다 각도를 휘고 돌아도 끝에서 만나기는 마찬가지
제자리를 벗어나지 못하는 나 대신 떠오르는 달도 늘 그 자세로 오고, 갔다
사소한 운명을 보낸 자리엔 윤곽만 익숙하게 남아있다
웹진 『시인광장』 2012년 10월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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