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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혜 시인 / 샤모니, 샤모니*
눈의 제국 흰빛의 평민으로 살 거야 흰빛의 현수막 펄럭거리는 하늘만 쳐다보다 실명할 거야 미셸 끌로 조셉 발로 같은 알피니스트 사내들과 만나야지 몽블랑 가파른 벼랑에 하켄을 박고 자일에 나날 걸어 아이를 낳겠어
밤새 눈 나려와 어제를 덮고 오후에 눈 나려 내일마저 지워버리면 흰빛을 악착같이 뒤적거리고 흰빛의 망연자실에 몰두해야지 아득히 비껴나간 1월의 밤도 흰빛이고 수술대 위에서 흘렸던 깜깜한 눈물도 흰빛이고 널 눕혔던 목관마저 흰빛으로 남는 곳
샤모니로 갈 거야 전설 같고 샤먼 같은 샤모니의 검은 바위기둥이 되겠어 눈의 뿌리가 되겠어
*프랑스 샤모니 몽블랑, 알피니즘의 발상지.
웹진 『시인광장』 2012년 12월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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