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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해열 시인 / 더늠
명창으로 한바탕 살다 가는 길 하늘 땅 어디에도 정해진 노랫말은 없어 누구나 끝을 향해 곧바로 가지는 않는 거다
열꽃 핀 피아골, 제 철이 한 철이라 옻 잎사귀들 가장 붉은데 울레줄레 떠밀려가던 물살들, 가려워 더는 못 보겠다며 흰 손톱 세우고 너럭바위 박박 긁는다 소沼마다 늦가을 핏물이 흥건한데
울기는 까마귀가 목청껏 울다 간다
단풍놀이에 탁주 한 순배 돌았고 눈 밑 벌건 팔순 아버지, 십팔 번 뽑는다 눈보라가 휘날리는 바람찬 흥남부두에, 잘 나가더니 또 삼천포로 빠진다
보고 싶소 오마니! 악보에 없는 한 대목 토해내고 그만 주저앉아 통곡한다
지금 저 자리는 필생畢生의 아픈 마당 그냥은 못 넘어가는 거다 천륜의 겨드랑이를 끌어당기며 한참 저녁볕을 애드리브, 해보는 거다
웹진 『시인광장』 2012년 12월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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