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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과 시(현대)

김영식 시인 / 처서

by 파스칼바이런 2020. 8. 28.

김영식 시인 / 처서

 

 

  먼 산이 더 먼 산에게 제 채색을 넘겨주네

 

  마을 불빛들이 순한 짐승처럼 엎드리고 나는

 

  어스름이 밀려오는 마당 귀퉁이에서 채송화

 

  그 가늘고 적막한 잎의 떨림을 보네 혹은 둥근 소멸을

 

  산자락을 감고 돌아서는 이내의 뒷모습

 

  가을은 가을이 되어 먼 곳으로 흘러가네 먼 곳

 

  밥 짓는 연기와 수숫대 타는 냄새와 이런 날엔

 

  내 안의 오지가 다 보이기도 하는 것이어서

 

  바라보면 멀어서 마음의 들녘이 흠뻑 젖는

 

  저토록 눈에 밟히는 것들

 

  저토록 손에 잡히는 것들

 

나는 그걸 단 하나의 그리움이라 불러보네

 

또는 모든 것의

 

웹진 『시인광장』 2013년 1월호 발표

 

 


 

김영식 시인

1960년 포항에서 출생. 2007년 《동양일보》 신춘문예 당선. 2007년 《강원일보》 신춘문예 당선. 2007년 《현대시학》 신인상에 당선되어 작품활동 시작. 시집으로 『숟가락 사원』(서정시학, 2012)이 있음. 현재 〈詩in〉 동인으로 활동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