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영식 시인 / 처서
먼 산이 더 먼 산에게 제 채색을 넘겨주네
마을 불빛들이 순한 짐승처럼 엎드리고 나는
어스름이 밀려오는 마당 귀퉁이에서 채송화
그 가늘고 적막한 잎의 떨림을 보네 혹은 둥근 소멸을
산자락을 감고 돌아서는 이내의 뒷모습
가을은 가을이 되어 먼 곳으로 흘러가네 먼 곳
밥 짓는 연기와 수숫대 타는 냄새와 이런 날엔
내 안의 오지가 다 보이기도 하는 것이어서
바라보면 멀어서 마음의 들녘이 흠뻑 젖는
저토록 눈에 밟히는 것들
저토록 손에 잡히는 것들
나는 그걸 단 하나의 그리움이라 불러보네
또는 모든 것의
웹진 『시인광장』 2013년 1월호 발표
|
'◇ 시인과 시(현대)' 카테고리의 다른 글
| 강재남 시인 / 아무렇지 않게 오렌지 (0) | 2020.08.28 |
|---|---|
| 이선 시인 / 달팽이 학습일지 (0) | 2020.08.28 |
| 이현호 시인 / 벤치 (0) | 2020.08.28 |
| 이성임 시인 / 그늘을 경작하다 (0) | 2020.08.28 |
| 김향미 시인 / 씨크릿 가든 (0) | 2020.08.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