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시인과 시(현대)

김홍성 시인 / 따뜻한 사랑의 손길에서 외 9편

by 파스칼바이런 2020. 12. 30.

김홍성 시인 / 따뜻한 사랑의 손길에서

 

 

바스락이던 가슴에

당신의 따뜻한 사랑의 손길이 없었다면

행복이 내게도 있었을까요

 

꽃이 아무리 예쁘다 한들

가슴속에 핀

사랑하는 당신의 미소만큼

곱고 아름다울까요

 

세월의 깊이 만큼 앉은 지금

인생의 고달픔을 견뎌준 당신의

주름의 깊이 만큼

아름다운 꽃이 또 있을 까요

 

늘 푸른 잎새로 흔들리는 사람

인생길이 저무는 가을에서 바라보니

어느새 노을진 빛으로 곱게 물든 사랑

 

아직도 나에겐 풋풋한 소녀와 같이

참 아름답고 소중한 사람

어느 꽃인들 당신께 비하리요

 

 


 

 

김홍성 시인 / 뜨거운 눈물이 없다면

 

 

가슴에 뜨거운 눈물이 없다면

사랑의 깊이를 어찌 알겠으며

인생의 참맛을 알기나 할까

 

조용한 커피숍 한켠에서

오지않는 사람을 기다리며

싸늘히 식은 커피 한 모금에

눈물 섞어 마셔보지 않고서

진정한 사랑의 소중함을 깨닫기나 하겠는가

 

인생은 어차피 혼자인 것을

삶이란 채워지면 비워야 하는것

잠시 길동무가 되어 즐거웠다고 생각하고

툭툭 털고 미련없이 일어 섯지만

 

그토록 반짝이던

불빛마저 하나 둘 잠드는 밤

이슬에 젖은 발길이 무거워 비틀거린다

 

 


 

 

김홍성 시인 / 마음의 거리

 

 

사랑한 다는 것은

서로를 잘 바라볼 수 있도록

가슴과 가슴 사이에

쌓이는 벽을 허물어 버리고

가슴속의 커튼을 달아 놓자

촉촉한 사랑으로 유지할 수 있도록

 

행복이 잡힐 듯이

당신의 모습이 커튼 사이로 보일듯

치마자락 스치는 소리가

 

저물어 가는 노을 빛 아래

누군가를 기다리며 설레는 꽃잎처럼

낙조에 붉게 물드는 사랑이

이보다 더 아름답고 황홀할까

 

가깝지도 멀지도 않은

가슴 사이로 스며드는 사랑이

달빛의 깊이 만큼 깊고 푸른

마음의 거리에서 바라보는 그대가

이토록 아름답고 눈부실까

 

 


 

 

김홍성 시인 / 미움도 정이라 했습니다

 

 

보면 미움이 앞서 오고

안보면 보고 싶다면 그것을

떼 수 없는 정이라 합니다

 

달고 쓰고 맵고 짜고

신맛이 조화롭게 간을 맞추어야

맛있는 음식이되 듯이

 

미움이 없는 사랑이 어디 있겠으며

정이 없는 사랑이 또한 있을 까요

정이란 미움과 사랑 속에 싹트는 씨앗입니다

 

미움 때문에 사랑을 버리고 싶지만

껌딱지 처럼 말라붙은 그놈의 정이 없다면

세상 사람 몇이나 사랑만 타령하며

행복하다고 흥얼거릴 까요

 

미움도 정이라 했습니다

젊었을 때는 사랑으로 살지만

나이가 들어 갈수록

사랑보다 애증으로 살아가는 인생

 

늙어 가는 인생이 아니라

애틋한 정으로 익어 가는 인생인 것을

 

 


 

 

김홍성 시인 / 봉숭아 꽃

 

 

인생은 왔다가

그냥 아무렇지 않게

구름 흘러가 듯

그런 인생이 아니었네

 

인생은 왔다가

머물다 머물다가

뒤돌아보면

머물던 그 자리에는 언제나

빈 집처럼 덩그런히

그리움만 남겨 놓고 왔었네

 

돌아갈 것처럼

늘 가슴의 창가에

불빛 새어 나오는 그리움 하나

밝혀 두고

 

손톱만큼 자란

긴 세월의 추억들이 궁색한 변명처럼

봉숭아 꽃물 들여 놓고

추억의 빈 자리에 까만 씨앗을 품고

곱디고운 추억이  터질 듯

반짝이며 영글어가는 추억의

길목에 서있네

 

 


 

 

김홍성 시인 / 부부라는 인연

 

 

꽃송이가 시들어 버리면

파랗던 잎사귀도 시들해지고

잎이 살며시 흔들리면

꽃송이가 신바람 나도록 춤을 춥니다

 

부부 인연이 그러합니다

어느 바위틈에서

이름 모를 들꽃으로 수줍게 피어나서

내 곁에 머무는 한 송이 꽃 일련지

그냥 바라만 보아도 좋은 사람

하늘이 내게 준 축복이요

 

마음과 마음이 잇닿아

사랑과 기쁨이 출렁이고

생각만 하여도 미소짓게 하는 사람

하늘이 내게 준 인연이 건만

내 마음 다준들 아까워하겠습니까

 

받기 위해 기다림 보다

자연스레 돌려주는 풀 향기처럼

따뜻한 마음의 향기를 얹어 준다면

오랫도록 밀려오는 행복감은

가슴 바탕 위에 깔린 가장 소중한 사랑입니다

 

사랑이라는 인연을 등에 업고

느긋하게 쉬엄 쉬엄 걸어도 좋은 인생길

강물은 흘러 갈수록 깊고 고요하 듯

살아 갈수록 깊어만 가는 사랑과 정이 쌓여

세월의 주름이 깊이 패였다 한들

저 달빛이 이토록 곱고 아름다울까요

부부라는 내 사랑

 

 


 

 

김홍성 시인 / 사랑 할 때는

 

 

잡풀이 자리지 않는

밭이 있겠으며

사랑 밭에 미움이 자라지 않는

마음의 밭이 있겠습니까

 

사랑할 때는 눈물도 많아집니다

파아란 하늘만 보아도

그 사람은 이미 가슴에 달려와

출렁이는 파도 속의 미역처럼

가슴에서 미끄덩거립니다

 

때로는 시인이 되기도 합니다

그리움과 외로움의 열병에

시가 되고 노래가되어

마음의 오선지에 곱게 그려집니다

 

사랑 할 때는

외로운 섬이 되기도 하지요

혼자만이 외롭고 쓸쓸하여

불타는 노을이 되기도 하며

 

사랑을 할 때는

촘촘히 처 놓은 거미줄과 같아

생각할 수록 걸려드는 것이 그리움입니다

 

 


 

 

김홍성 시인 / 사랑에는 쉼표가 없습니다

 

 

멈추면 넘어지는

두발 자전거와 같은 사랑

사랑에는 쉼표가 없습니다

 

두발 자전거는 한 사람만

폐달을 밟고 달리면 얼마 가지 않아

지처 넘어지면 깊은 상처만 남기니

 

열심히 사랑의 폐달을 함께 밟아야

멈출 줄 모르고 신나게 달리다 보면

안으로 사랑이 충전되어

 

삶의 고통까지도

자연스럽게 즐기며 가는 인생 길에서

풀꽃처럼 피어나는 동행의 이기쁨

 

생각만 하여도

무엇이든 다 주고 싶은 마음으로

치자 꽃향기 같은 행복한 미소가

하얗게 피어납니다

 

 


 

 

김홍성 시인 / 사랑의 정원

 

 

빈들에는 꽃들이

만발하게 피워 향기롭지만

 

내 가슴의 정원에는

그대라는 이름으로

사랑의 꽃밭이 되어

온통 사랑의 향기가 진동하니

 

숨 쉴 때마다

가슴으로 꽃물처럼 스며들어

단맛 스며드는 가슴

 

어떤 꽃 말을 한다해도

이토록 아름다울까

 

이런 그대가 있어

내 마음의 정원은 온통

따뜻한 봄날이 되어

앞산 진달래 꽃이 웃음보 터지듯

연분홍빛으로 물든 가슴으로

 

그대만 보고 있어도

그리움이 파릇한 새싹처럼 자란다는 것은

늘 사랑이 미소짓기 때문이리

 

 


 

 

김홍성 시인 / 사랑이란 이런 것이다

 

 

안 보이면 보고 싶고

곁에 있으면 무덤덤해 지는

고달픈 사랑일랑 하지 말자

미움을 씻으면

마음이 정결해 질뿐이다

 

사랑은 내 마음속에 있으니

마음의 창을 열면 분꽃 향기처럼 다가오는

사랑이 어찌 아름답지 않으리오

 

움막집이라도 돌아가 쉴

내 집이라도 있으니 마음 편안하고

사랑하는 사람이 내 곁에 머물렀으니

이보다 얼마나 또 행복해야 하나

 

내가 꿈꾸던 사랑이 바로 이런 것 아닌가

그 사람을 사랑하면 할수록

비단결처럼 내가 편안하고

행복하다는 것을

 

 


 

 

김홍성 시인

1954년 서울 출생. 중앙대학교 문예창작과 졸업. 1984년 <반시>로 등단. 전문 잡지 기자 출신. 월간 <사람과 산> 편집주간. 현재 미디어피아 전문 작가로 활동하면서 '피케 기행' 시리즈를 연재. 시집 <나팔꽃 피는 창가에서> 산문집 <꽃피는 산골> <히말라야, 40일간의 낮과 밤> 등. 월간 <사람과 산> 편집주간을 마지막으로 잡지편집 일을 그만 두고 네팔로 이주,카트만두에 살다가 귀국하여 현재는 경기도 포천에서 지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