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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과 시(현대)

고증식 시인 / 윤정식당

by 파스칼바이런 2020. 12. 30.

고증식 시인 / 윤정식당

 

 

  백년을 내다보고 지었다는

  시골동네 별정우체국 자리

  삼십년 세월 단정히 산마을 지키며

  햇살 소식도 전하고

  궂은 비 소식도 전하고

  한평생 빨간 자전거만 몰다 간

  우체부 김씨 아저씨

  구석구석 중매쟁이도 겸하던 곳

  어느 날 우체통 옮겨간 그 자리

  추어탕집 문을 열었네

  그래 그런지 멀리서

  옛 맛 그리운 손님들만 찾는다는

  지금도 그 집 앞 지날 때면

  아스라한 먼 소식 기다려지고

  까르르, 까르르, 싱그러운

  한 떼의 교환아가씨들 되살아오는

  강원도 횡성의 자연산 추어탕집

 

웹진 『시인광장』 2014년 11월호 발표

 

 


 

고증식 시인

1959년 강원도 횡성에서 출생. 1994년『한민족문학』 4집으로 문단에 나왔으며 시집으로 『환한 저녁』, 『단절』, 『하루만 더』, 시평집『아직도 처음이다』 등이 있음. 현재 밀성고등학교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