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요원 시인 / 2인용 레일바이크 타기
페달을 밟자 선로가 감깁니다 길게 풀어진 강줄기가 팽팽하게 감깁니다
두 개의 심장이 나란히 함께 펌프질을 합니다
정오를 지나가는 태양이 쏟아내는 홀씨와 정자들이 무수한 꽃들을 번식시킵니다
멈추면 안 돼 멈추면 안 돼 속으로 중얼거리는데 발음은 왜 동그랗게 말리는 걸까요
한쪽 심장이 덜컹거리자 베낭 속의 김밥이 풀립니다 페달을 더 세게 밟아 꾹꾹 말아야지 등 뒤에서 자꾸만 풀어지는 너를 꾹꾹 말아야지
내리막은 발목을 들어 올려도 발목이 조여 옵니다
나는 제자리를 구르는데 풍경이 전속력으로 달려와 감깁니다 빠른 풍경들이 롤 블라인드처럼 촘촘하게 풀어집니다
웹진 『시인광장』 2014년 11월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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