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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광 시인 / 빙폭(氷瀑) 1
서 있는 물 물 아닌 물 매달려 거꾸로 벌받는 물, 무슨 죄를 지으면 저렇게 투명한 알몸으로 서는가 출렁이던 푸른 살이 침묵의 흰 뼈가 되었으므로 폭포는 세상에 나가지 않는다 흘려보낸 물살들이 멀리 함부로 썩어
아무것도 기르지 못하는 걸 폭포는 안다
[걸었던 자리마다 별이 빛나다]-창비300
이영광 시인 / 물불
1억 5천만 km를 날아온 불도 엄연한 불인데 햇빛은 강물에 닿아도 꺼지질 않네 물의 속살에 젖자 활활 더 잘 타네 물이 키운 듯 불이 키운 듯한 버드나무 그늘에 기대어 나는 불인 듯 물인 듯도 한 한 사랑을 침울히 생각하는데 그 사랑을 다음 생까지 운구(運柩)할 길 찾고 있는데 빨간 알몸을 내놓고 아이들은 한나절 물속에서 마음껏 불타네 누구도 갑자기 사라지지 않네 물불을 가리지 않고 뛰어드는 것이 저렇게 미치는 것이 좋겠지 저 물결 다 놓아 보내주고도 여전한 수량(水量) 태우고 적시면서도 뜯어말릴 수 없는 한 몸이라면 애써 물불을 가려 무엇하랴 저 찬란 아득히 흘러가서도 한사코 찬란이라면 빠져 죽든 타서 죽든 물불을 가려 무엇하랴
노작문학상 수상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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