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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윤숙 시인 / 젠가 게임
빈틈은 아슬아슬하게 움직인다는 것 차곡차곡 정교하게 쌓아올린 허공
인도에서 본 소년의 머리 위 벽돌을 쌓아 이고 가던 붉은 젠가를 가지런히 쌓은 언덕길 머리 위에 발끝, 그리고 눈 새들은 꽃잎과 시합하고 있는 걸까 무너진 목덜미로도 게임을 한다 뛰어오르면 부서지고 부서지면 무너져 오르는 하나를 더 넣거나 빼면 어떻게 될까
나를 빼면 아이가 튀어 오르고 잘 버티던 목소리가 새된 소리로 울어 먼 데를 꿈꾸는 황홀한 중력
번갈아 일어나는 바람과 구름 쌓이는 하늘 머리 위에 젠가를 쌓는다
누구나 처음엔 흔들리는 발아래 둥실 떠오르는 우주 벽과 담의 차이
우리의 이야기는 지붕 속에서 산다 지붕을 가지고 있는 벽과 지붕이 없는 담 안엔 사슴벌레 달팽이 사금파리 장지뱀 등 여러 종류가 산다 벽은 못, 시렁 아버지의 맥고모자 달력의 날짜로 불리기도 한다 드나들거나 넘을 수 있는 높이의 담은 그림자와 낙서의 한 영역이다 벽은 문 없는 간극과 문의 사고가 가끔 어긋나기도 하지만 옷들은 그 사이에서 잘 기대어 무늬를 새긴다 담을 넘어간 소리는 키 큰 소문이 되고 담 밖에 있던 사람이 훗날 벽의 못에 걸리기도 한다 담은 올록볼록한 퍼즐 같다 퍼즐을 맞추려 틈새의 흐름을 허용한다 그 사이로 번식하고 바람이 드나들며 물길도 흐른다 구멍이 없어 마음, 다만 낙서로 대신하는 일들이 있고 수직의 소문들이 넓다 커다란 순록을 보면 따뜻한 벽이 생각난다 그들은 스스로 진화된 지붕을 가지고 있고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뿔로 계절은 완성되고 빨강은 절판된다 숲은 담이다 나무들은 지붕이 없으므로 흔들린다 이야기가 없을 때는 흔들리는 것도 한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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