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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과 시(현대)

안도현 시인 / 식물도감

by 파스칼바이런 2021. 7. 18.

안도현 시인 / 식물도감

 

 

*

 

벼룩나물 뜯어 밥 비벼 먹으면

며칠 뒤에 봄이 온다지

 

*

 

당신 잇몸에

껍질 벗긴 찔레 새순 닿으면

당신 치아에 찔레가 길어 올린 연둣빛 물줄기가 감기면

참 좋겠다

 

*

 

펼친 꽃잎

접기 아까워

작약은 종일 작약작약 비를 맞네

 

*

 

천안에서 전주를 가려면

차령터널을 통과하면서부터

밤꽃냄새군대의 저지선을 돌파해야 한다

 

*

 

능소화가 피면서

악기를 창가에 걸어둘 수 있게 되었다

 

*

 

철둑길 강아지풀

기차 타러 나왔다

박용래 시인의 마을까지 가는

기차가 끊겼다

 

*

 

전주향교 은행나무 밑둥치에

은행나무도 보습학원을 차렸다

 

*

 

오동나무가 던져주니 감나무가 받는다

감나무가 던져주니 가죽나무가 받는다

가죽나무가 던져주니 또 살구나무가 받는다

 

까치 한 마리를

받는다

 

 


 

안도현 시인

1961년 경북 예천군 출생. 단국대학교 대학원 문예창작학과 졸업. 원광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졸업.  1981년 대구매일신문 신춘문예 시 〈낙동강〉으로 등단. 1984년 동아일보 '서울로 가는 전봉준' 신춘문예 당선. 장수산서고등학교 교사. 단국대학교 문예창작과 부교수. 우석대학교 문예창작과 교수. <수상>1984 동아일보 신춘문예 시부문. 1996 시와 시학상 젊은시인상. 1998 제13회 소월시문학상 대상. 2002 제1회 노작문학상. 2002 제10회 모악문학상. 2005 제12회 이수문학상. 2007 제2회 윤동주 문학상 문학부문. 2009 제11회 백석문학상. 2012 임화문학예술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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