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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의갑 시인 / 정지등
뻗은 길 옆 오색의 화살나무 과녁에 쪽 빛살이 촘촘히 박혔다 화, 터지는 붉은 잎들의 탄성 가득하다
유유히 흘러가던 흰 구름도 되돌아와 머무는 오후 내달리던 자동차도 정지등에 걸렸던가
또르르 막힌 계절의 신호등 앞에 연속, 바퀴는 푸른 신호를 기다리지만 노근한 몸, 가던 길 차마 되돌아서지 못해 바닥에 미끄러지는 가을의 동정을 꿰고 있다
한여름 못다 진 말들을 툭툭 뱉으며 초초히 서 있는 장미의 헛기침이 까칠하다 삼복더위 달음질쳐온 강아지풀 허공을 쓸어내리는 꼬리비질소리 서늘해도
한판 어우러지는 코스모스 꽃들의 대향연 아쉬운 듯 설레는 듯 반짝이는 정지등 넘어서면 위반인가
급기야, 스산한 바람에 등이 떠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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