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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과 시(현대)

차의갑 시인 / 정지등

by 파스칼바이런 2021. 7. 18.

차의갑 시인 / 정지등

 

 

뻗은 길 옆 오색의 화살나무 과녁에

쪽 빛살이 촘촘히 박혔다

화, 터지는 붉은 잎들의 탄성 가득하다

 

유유히 흘러가던 흰 구름도 되돌아와 머무는 오후

내달리던 자동차도 정지등에 걸렸던가

 

또르르 막힌 계절의 신호등 앞에

연속, 바퀴는 푸른 신호를 기다리지만

노근한 몸, 가던 길 차마 되돌아서지 못해

바닥에 미끄러지는 가을의 동정을 꿰고 있다

 

한여름 못다 진 말들을 툭툭 뱉으며

초초히 서 있는 장미의 헛기침이 까칠하다

삼복더위 달음질쳐온 강아지풀

허공을 쓸어내리는 꼬리비질소리 서늘해도

 

한판 어우러지는 코스모스 꽃들의 대향연

아쉬운 듯 설레는 듯 반짝이는

정지등 넘어서면 위반인가

 

급기야, 스산한 바람에 등이 떠밀렸다

 

 


 

차의갑 시인

대전에서 출생. 2010년 《시에티카》로 등단. 수레바퀴문학회 회원. 대전작가회의 회원. 시집 『바지락 나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