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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과니 시인 / 검정비닐봉지와 밤비 홀몬전서 18장
이륙과 착륙 사이에 밥집이 있다는 말 지구는 빗물이듯 삼키곤 한다 그에 대신하여 검정비닐봉지는 입술의 시간으로 채운 자기를 뒤집어 제 안에 적힌 지구 쏟아내려 할 때 그 사이 그걸 눈치챘던 것인가 먹지 않는 일이 먹는 일인 먼지의 시간은 쥐도 새도 모르게 이륙했다 하지만 소문난 식탁의 세계로부터 그럼에도 착륙한 입술의 시간은 밥집 길로 그 골목길로 내달린다. 그때 어느 모퉁이 음식 쓰레기통 뚜껑에, <길고양이는 길을 소유하지 않는다> 일기장이 담긴 검정비닐봉지를 먹다 버린 지구 덩어리다 하고 물려 놓고 한 고양이 마구 헝클어진 머리카락 산발한 모습의, 밤비가 되어 쏟아진다.
시집『홀몬전서』2019. 시산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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