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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효경 시인 / 사건지평 망원경-EHT
궁수자리의 발끝을 따라 블랙홀을 걸었다 우리의 손마디는 블루빛으로 물들어 가지만 나는 언젠가 메이야스에게서 들었던 체념된 약속을 떠올렸지 퀭텡, 손톱 끝이 붉게 묽어가는 걸 그대도 아는가 반경 1270만km, 장미꽃잎과 튤립꽃잎이 만나는 지점, 우리는 거길 보라색 장소라 불렀어 그대와 나의 경계지대는 어디일까 장미감옥과 튤립연옥의 사이가 무너질 때 우리는 그 틈을 우리만의 블랙홀이라 불렀어
화석 같이 굳은 너에게 우리는 원래 초월할 수 없는 현실을 등에 지고 태어났다 했지 그대여, 아픔이 많은 그대에게 천체망원경을 선물하고 싶어, 선물할게 .나와 너의 그대는 우리.아낌 없는 칭호 '우리 '우리는 현실을 체념 하더라도 다른 생명과 그 너머의 현실을 본 적 있어…… 꿈인 듯 몽롱하더라도 약속인 듯 명료하네 그대여. 우리의 미메시스가 흩어지더라도 슬퍼하지 말자. 내 맘을 아는가……그대여
웹진 『시인광장』 2021년 5월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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