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미정 시인 / 탬버린이 있는 방
꼬리가 땅에 밟힌다 밟힌 다음에야 내릴 수 있는 꽁무니 어느 끝에서 탬버린을 흔들어야 할까? 엉덩이를 위로하기 위해 그 방에 있었다 그곳은 앙증맞은 엉덩이의 출생지 오늘은 너의 새침함을 흔들어야겠다 무거워진 엉덩이의 분위기를 되돌리기 위해 우리는 상냥하게 흔들린다 감춘 꼬리가 나오면 내 손바닥은 너로 인해 뜨거워진다
문을 들여다보면 마이크 잡은 하루가 흥얼거리고 있다 사이키 조명 아래 현란한 스탭들, 나의 발도 현란해진다 따라 돌고 있는 지구도 화려해지고 계곡이 흐르고 헤엄치는 우리들
희고 깨끗한 박자로 하루를 건너가고 싶다 파도의 리듬을 타고 흘러가는 곡들 그렇담 그 음계들은 물결이었을까? 누가 나를 흔들지 않았는데도 낮은음으로 부서지고 있으니 이 방 반주에선 술 냄새가 난다 취한 음표들이 자주 엎질러지곤 한다
밤이 나를 노래하나보다 쉼표를 무시하며 악보의 선율들이 공급하는 가사들로 나의 피는 따뜻해진다 나는 이 밤을 지나가는 유연한 리듬이다
웹진 『시인광장』 2021년 6월호 발표
|
'◇ 시인과 시(현대)'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조효복 시인 / 둥근 방을 꿈꾼 적 있다 외 4편 (0) | 2021.09.14 |
|---|---|
| 신철규 시인 / 당신의 벼랑 외 4편 (0) | 2021.09.14 |
| 김효연 시인 / 통영이나 히말라야 외 2편 (0) | 2021.09.14 |
| 지관순 시인 / 휴일들1 (0) | 2021.09.14 |
| 전정아 시인 / 이팝나무 꽃길 외 4편 (0) | 2021.09.14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