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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희 시인 / 그리움은 오솔길에 있다
밖으로 나왔다
바람결에 묻어나는 송진내가 하루치의 땀방울처럼 아릿하게 몸에 달라붙었다
뒤란을 돌아 청옥산과 이어진 오솔길은 생각난 듯 끊어졌다 이어지며 금낭화를 들고 마중나왔다 꽃분홍빛 추억 내게도 밤마다 등을 내 걸던 짙푸른 열정 있었지 지금은 적단풍으로 붉게 물들어가는
포도주빛 붉은 이야기를 독경(讀經)소리로 끝없이 풀어내는 알싸한 밤 문풍지에 그려진 수묵화 한 점 어머니의 등이 하현달처럼 휘어있다
최대희 시인 / 감자꽃
아이를 낳자 어린 새끼들을 위해 스스로 꽃이길 포기한 여자
뿌리에 매달린 어린 씨알을 위해 따 주어야 감자가 튼실하게 자란다고 감자꽃을 뚝뚝 분지르는 여자
순결하면서도 슬픈 마음이었을까 흰색이라 하기엔 보라색이라 하기도 가슴에 꼭 끌어안은 연보랏빛 엄마의 꿈도 그렇게 잘렸다
꽃을 잃고도 말이 없는 감자 땅에 떨어진 꽃을 자식들은 무심히 밟고 지나간다
최대희 시인 / 욕망
그는 지금 소독중이다 그러나 무균 상태로 될 수는 없다 그러므로 소독하고 재차 소독을 한다 하지만 진화된 벌레는 자꾸 기어 나온다
오! 죽이지 못하는 가―없는 욕망의 바다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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