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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차애 시인 / 초록을 엄마라고 부를 때
초록초록한 것들을 보면 엄마라고 부르고 싶다
초록은 뜯어먹고 싶고 초록은 부비부비 입 맞추고 싶고 초록은 바람과 그늘을 불러 모으고,
슈펭글러(Spengler, Ostwald)는 초록을 가톨릭의 색이라고 했으니, 마리아 엄마, 눈물과 머리카락으로 다시 발을 씻어주세요
초록은 도착하자마자 휘발하기 시작하고 어느새 모르는 색상표가 나를 둘러싼다
어떤 색을 흐느꼈던 감각은 남고 지문은 사라졌으니 초록의 냄새 초록의 데시벨 초록의, 젖가슴을 찾아주세요
물색이 번지면 뒷걸음질 치는 초록의 불안 기억이 오류를 견디듯 본색은 제 무게가 힘겨웠을까 다가가면 벌써 흐려지거나 독해지는 초록이라는 기호
묽어지는 색처럼 증발하는 중인가요, 마리아 바닥이 없는 아래로 떨어지는 중인가요
초록이 빠진 것뿐인데 모든 색들이 무너지고 있잖아 초록이 빠진 구멍이 엄마 엄마 부르며 쫓아오고 있잖아 감춘 입들을 쏟아내며, 내내
계간 『시와 사상』 2021년 봄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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