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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과 시(현대)

김차순 시인 / 하모니카를 갖고 싶은 여자 외 1편

by 파스칼바이런 2021. 10. 4.

김차순 시인 / 하모니카를 갖고 싶은 여자

 

 

그녀는 하모카를 사 달라고 한다.

중얼대는 입술 알아들었는지 “불 줄 알어?”

“응, 조금” 마주한 얼굴 낯설지 않아 좋았다.

 

그녀는 하모니카를 갖고 싶다고 했다.

연신 작아진 얼굴 모르는 척 보챌 때

“알았다. 제일 좋은 것 사 줄게” 세월 가며 잊었다.

 

그녀는 하모니카를 부르고 싶었다

서툴게 몸을 헤집던 가난한 혀끝으로

로망스, 피카소의 색채, 알 수 없는 세상을

 

그녀의 하모니카에 이름을 적었다

가장 낮은 음으로 부르던 마농의 샘

그 깊은, 샘을 튼 절규! 녹슨 계곡을 적신다

 

 


 

 

김차순 시인 / 그래도

 

 

감정에 베었던 가슴

 

그래도 젊은 피는 흐르네

 

산책을 하고

좋은 글 필사하고

좋은 사람 만나고

가끔 TV에 넋을 주고

 

번번이 희망

번번이 슬픔

번번이 으싸

번번이 쓸쓸함

 

그래도

번번이 새롭게

 

 


 

김차순 시인

1957년 경남 마산 출생. 창신대학교 문예창작과 졸업. 2001년 <시조문학> 신인상 등단. 18년만에 시조집 <지금은 부재중> 발간. 한국시조시인협회, 경남시조시인협회, 오늘의시조시인회의, 열린시학회 회원. 시조문학 신인상(2001년). 현재 기독교방송<c채널 앱라디오 카라멜>에서 '시조엘의 길 위의 냉수마찰'과 잠언으로 여는 세상>프로그램 진행.